보수의 외피를 두른 기회주의 언론, 이제 국민이 심판한다
조여은 기자
언론은 국민의 눈과 귀이자, 민주주의의 파수꾼이어야 한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일부 거대 언론은 그 막중한 사명을 스스로 내팽개쳤다. 보수의 깃발을 내걸고 독자의 신뢰를 축적해 온 언론이, 결정적 순간마다 국가와 국민이 아닌 자사의 이익과 오너의 정치적 계산에 따라 움직일 때, 그 배신감은 단순한 실망을 넘어 분노가 된다. 필자는 이것이 대한민국 보수 언론이 오늘날 직면한 위기의 본질이라고 확신한다.
한때 중앙일보는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원칙을 지켜온 정론지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3세 경영 체제 전환 이후, 오너 일가의 이념적 편향에 발맞추어 내부 기류가 급격히 좌경화되었다는 것은 언론계 내부에서도 공공연한 사실이었다. 이 변화의 정점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폭발했다.
그 결과는 냉혹했다. 보수 독자들은 중앙일보와 JTBC에 등을 돌렸고, 이는 구독률 및 시청률 급락이라는 숫자로 명확히 드러났다. 오늘날 이 언론사들이 겪고 있는 경영 위기와 유동성 압박은, 단순한 미디어 환경 변화의 결과가 아니다. 스스로 신뢰를 저버린 언론에 대한 국민의 준엄하고 냉혹한 심판이다.
이제 시선을 조선일보로 돌린다. 오랫동안 대한민국 보수 여론의 정점으로 군림해 온 조선일보가, 최근 과거 중앙일보가 걸었던 자멸의 궤적을 놀랍도록 닮아가고 있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최근 국민의힘 당원들의 지지를 받아 출범한 장동혁 체제에 대해 조선일보가 연속으로 쏟아내는 부정적 보도들은, 정상적인 언론 비판의 범주를 넘어 특정 정치적 의도에 복무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물론 언론의 비판 기능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독자들은 묻는다. 그 비판이 공익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언론사 자신의 영향력을 지키기 위한 것인가.
각성한 보수 독자들은 더 이상 언론이 설정한 프레임을 맹목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 스스로 정보를 검증하고 판단하는 시대에, 근거 없는 부정적 보도와 반복적 의혹 제기는 독자의 신뢰를 잠식할 뿐이다. 조선일보가 이 경고를 무시한다면, 중앙일보의 전철을 밟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필자는 단언한다.
한겨레나 오마이뉴스처럼 자신들의 이념적 지향을 처음부터 명확히 표방하는 매체는, 독자 입장에서 최소한의 예측 가능성이라도 담보된다. 그러나 보수의 외피를 쓰고 결정적 순간마다 국가와 가치가 아닌 언론사 자신의 생존과 이익을 계산하는 '회색 언론'은 더 위험하고, 더 치명적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이며, 여전히 현실적 안보 위협이 지속되는 특수한 상황 속에 있다. 이 땅에서 언론의 이념적 선명성과 국가 정체성에 대한 헌신은 단순한 덕목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이다. 줄타기 여론 조작으로 독자를 우롱하고, 결정적 순간에 국가보다 자사의 이익을 앞세우는 기회주의적 언론은, 결국 국민의 냉혹한 외면 속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것이다.
언론의 몰락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언론사 스스로뿐이다. 지금이라도 자사 이익과 오너의 정치적 성향보다 국민과 국가를 앞에 두는 선택을 한다면, 독자는 반드시 돌아온다. 반대로 지금의 행태를 고집한다면, 중앙·JTBC의 오늘이 조선일보의 내일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 언론의 진정한 위기는 디지털 전환도, 광고 시장의 축소도 아니다. 신뢰의 붕괴다. 그리고 그 신뢰는 국민을 배신한 언론이 자초한 것이다. 이제 국민이 언론을 선택하는 시대다. 회색 언론의 시대는 끝나고 있다.
※ 본 칼럼은 개인의 견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