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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특검은 권력의 무기가 아니라 국민의 신뢰여야 한다

등록일 2026년07월16일 10시00분

[칼럼] 특검은 권력의 무기가 아니라 국민의 신뢰여야 한다

 

조여은 기자 조여은 기자

 

특별검사제도(특검)는 대한민국 사법제도의 예외적 장치다. 기존 검찰이나 경찰이 공정한 수사를 하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 독립적인 수사기구를 한시적으로 운영해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자는 것이 제도의 본래 취지다. 그래서 특검은 '특별'해야 하고, 무엇보다 '한시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진행되고 있는 특검은 시간이 흐를수록 본래 취지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정부와 여당은 출범 당시 "기존 수사기관을 신뢰하기 어렵다"며 특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권이 출범한 지 1년이 넘는 동안 검찰과 경찰은 현 정부 체제로 재편됐고,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역시 현 정부가 책임지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특검을 연장하며 기존 수사기관으로는 진실을 규명하기 어렵다는 논리를 펴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만약 지금도 검찰과 경찰을 신뢰할 수 없다면, 그것은 결국 현 정부가 운영하는 국가 사법 시스템 역시 국민이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특검은 애초부터 장기간 운영을 전제로 설계된 제도가 아니다. 제한된 기간 동안 집중적인 인력과 예산을 투입해 신속하고 독립적으로 진실을 규명하라는 것이 입법 취지다.

 

그런데 기간 연장이 반복되면서 특검은 사실상 또 하나의 상설 수사기관처럼 운영되는 모습이다.

 

더욱 문제는 국민의 세금이다.

 

특별검사는 기존 검찰 조직이 아니라 민간 변호사가 임명되고, 특별검사보와 수사관, 행정인력 등이 별도로 구성된다. 이들의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수사비, 각종 행정비용은 모두 국고에서 지급된다.

 

국민의 혈세는 진실 규명을 위해 얼마든지 투입될 수 있다. 그러나 그 전제는 명확하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성과와 공익적 가치가 있어야 한다.

 

성과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특검이 계속 연장되고, 민간 특별검사 조직에 막대한 국비가 지속적으로 투입된다면 국민은 당연히 "언제까지 이런 구조를 유지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특검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이지, 국민의 인내를 시험하기 위한 제도가 아니다.

 

물론 권력형 비리 수사는 쉽지 않다. 방대한 자료 분석과 관련자 조사, 디지털 포렌식 등으로 시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특검은 결과로 말해야 한다.

 

명확한 성과 없이 기간만 반복적으로 연장된다면 '철저한 수사'라는 명분은 점차 설득력을 잃게 된다. 수사를 위한 수사가 되고, 특검을 위한 특검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특검이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사법 정의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앞서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다.

 

특검이 장기화될수록 국민은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아직도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한 것인가."

 

"아니면 특검 자체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 된 것은 아닌가."

 

이 질문에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특검의 권위는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특검은 특정 정권에서만 적용되는 제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 어느 정부든 동일한 법의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현 정부가 전 정부를 대상으로 특검을 실시할 수 있다면, 향후 정권이 교체될 경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특검의 운영 과정과 예산 집행, 수사의 적법성과 공정성 역시 동일한 기준으로 검증받아야 한다는 주장 또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원칙 안에서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

 

법치는 권력이 누구의 손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누구에게나 같은 기준을 적용할 때 비로소 법치주의는 완성된다.

 

특검은 정치적 승패를 위한 무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마지막 제도적 장치여야 한다.

 

그 신뢰는 반복되는 기간 연장이 아니라, 객관적인 증거와 명확한 수사 성과, 그리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결론으로 얻어진다.

 

권력은 바뀔 수 있다.

 

그러나 법의 기준은 바뀌어서는 안 된다.

 

특검 역시 예외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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