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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700원 시대… 자영업 옥죄는 '주휴수당' 딜레마

등록일 2026년07월16일 09시14분

_ 내년 최저임금 3.7% 오른 1700원 확정월 환산액 223만 원 돌파

_ 외식업계 '매출 늘어도 수익 감소' 불황형 성장가격 인상·무인화 가속

_ 소상공인 "주휴수당 포함 시 실질 시급 12,840"업종별 차등 무산 반발

_ 1953년 낡은 유물 '주휴수당'초단시간 쪼개기 알바 양산 등 노동시장 왜곡

 

2027년 최저임금 시간당 1만700원 결정에 따른 지난 10년간 최저임금 인상 추이 그래픽. 사진=뉴시스 2027년 최저임금 시간당 1만700원 결정에 따른 지난 10년간 최저임금 인상 추이 그래픽. 사진=뉴시스

 

[서울=더피플매거진] 내년도(2027)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3.7%(380) 인상된 시간당 1700원으로 최종 의결됐다. 월급(209시간 기준)으로 환산하면 2236300원으로, 올해보다 약 8만 원이 오르게 된다.

 

노동계의 염원이던 '1만 원 시대'를 완전히 굳힌 수치지만, 인건비 비중이 절대적인 외식업계와 영세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는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타라는 탄식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70여 년 전 만들어진 낡은 '주휴수당' 제도가 고질적인 노동시장 왜곡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최저임금 제도의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년간의 최저임금 추이를 살펴보면 영세 사업주의 부담 증가 속도는 매우 가파르다. 20176,470원이던 최저임금은 불과 10년 만에 1700원으로 65% 이상 급등했다. 특히 2018(16.4%, 7,530)2019(10.9%, 8,350) 두 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하며 큰 충격을 안겼고, 이후 1~5%대 인상을 거쳐 2025년 사상 처음 '1만 원 벽(10,030)'을 돌파한 뒤 매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월급 환산액 역시 약 135만 원에서 223만 원대로 88만 원 이상 수직 상승해 인건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가장 직격탄을 맞은 곳은 외식업계다. 고물가에 따른 식재료비 상승과 고환율, 소비 침체라는 삼중고에 인건비 부담까지 가중되며 이른바 '불황형 성장'의 늪에 빠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5 외식업체 경영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외식업체 매출은 41.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률은 202012.1%에서 20248.7%로 오히려 곤두박질쳤다.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셈이다.

 

수익성 악화를 견디다 못한 업계는 이미 줄줄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이디야커피(4.3~15.2%)와 더벤티(100~500)가 가격을 올렸고, 지난달에는 더본코리아 산하 11개 브랜드(평균 11%)와 메가MGC커피(200) 등이 일제히 가격표를 고쳐 달았다. 이번 인상 결정으로 하반기 외식 물가 도미노 인상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무인화·자동화'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교촌치킨은 전국 20여 개 매장에 자동 반죽 설비를, bhc40여 개 매장에 자동 튀김 로봇 '튀봇'을 도입했다. 롯데리아의 패티·튀김 조리 로봇, 맘스터치의 인공지능(AI) 기반 완전 무인 매장 개발 등 푸드테크의 확산은 결국 외식업계의 일자리 감소로 직결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한국외식업중앙회 회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주휴수당 폐지와 주 4.5일제 반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소상공인연합회·한국외식업중앙회 회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주휴수당 폐지와 주 4.5일제 반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분노한 소상공인"실질 시급은 12840, 업종별 차등 왜 안 되나"

현장의 소상공인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국가 경제의 뿌리인 소상공인 업계를 강타할 무거운 족쇄"라며 깊은 유감과 허탈감을 표명했다.

 

이들이 가장 분노하는 대목은 '업종별 구분 적용'의 무산이다. 현행 최저임금법(4조 제1)에 사업 종류별로 구분해 정할 수 있는 근거가 있음에도, 노동계의 반대와 정치적 논리에 밀려 지불 능력이 천차만별인 영세 업종에도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이다. 소공연 측은 "소상공인이 아닌 노조 관계자, 교수 등의 손에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소상공인들이 한계 상황을 호소하는 이면에는 대한민국에만 존재하는 기형적인 '주휴수당' 제도가 똬리를 틀고 있다. 내년도 표면적 최저임금은 1700원이지만, 1주일에 15시간 이상 일할 경우 의무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자영업자가 부담해야 할 실질 시급은 12,840원으로 치솟는다.

 

주휴수당은 6·25 전쟁 직후인 1953, 휴일 없이 장시간 저임금 노동에 시달리던 노동자의 생계 보전을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주 52시간제가 안착하고 최저임금이 세계적 수준으로 상승한 2026년 현재는 오히려 노동시장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적폐로 전락했다.

 

사업주들은 임금의 16.7%에 달하는 주휴수당 부담을 피하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의 근무 시간을 주 15시간 미만으로 자르는 이른바 '쪼개기 고용'을 하고 있다. 이로 인해 청년과 취약계층 노동자들은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여러 매장을 전전해야 하는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취약계층을 보호하려는 제도가 오히려 그들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최저임금의 역설'이다.

 

시급과 주휴수당, 4대 보험이 얽힌 복잡한 셈법은 매년 사업주와 근로자 간의 막대한 임금 체불 및 소송 분쟁을 양산하고 있다. OECD 선진국 대부분은 유급 주휴일 제도를 법으로 강제하지 않으며, 제도의 원조 격인 일본조차 기업 유연성을 위해 1988년에 이를 전면 폐지했다.

 

단순히 시급을 몇백 원 올리고 내리는 소모적인 줄다리기를 넘어, 70년 된 낡은 주휴수당 제도를 폐지하고 업종별 지불 능력을 반영하는 등 최저임금 결정 구조 전반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수술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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