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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물 충분하다" 이재명·김성환 주장… 3년 전 '가뭄 셧다운' 팩트와 충돌

등록일 2026년06월27일 23시06분

_ 이 대통령·김 장관 "하루 100만 톤 추가 확보 가능" 호남 반도체 용수 부족설 일축

_ 22~23년 광주·전남 역대 가뭄으로 주암·동복댐 고갈 및 공장 셧다운 위기 겪어

_ 전문가 "극한 기후로 이수안전도 하락장밋빛 산술보다 인프라 재평가 시급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미래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광주=더피플매거진] 정부가 호남권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시사한 가운데, 핵심 인프라인 '공업 용수' 확보 문제를 두고 정치권과 학계의 진단이 엇갈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주무 부처 장관은 "물이 충분하다"며 우려를 일축했지만, 불과 3년 전 광주·전남 지역이 사상 최악의 기상 가뭄으로 도서 제한급수와 산업단지 셧다운 위기까지 내몰렸던 객관적 지표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2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X)를 통해 "호남에도 영남이나 수도권만큼 물은 충분하다""수자원을 제대로 배치·관리하면 하루 100만 톤의 산업용수 공급도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역시 "영산강·섬진강 유역에 15억 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고, 수계 조정 등을 통해 하루 100만 톤 이상을 추가 확보할 수 있다"며 언론의 농업용수 전용 및 용수 부족 우려 보도를 반박했다.

 

그러나 수자원 전문가들과 과거 통계 자료는 정부의 낙관론에 강한 의문을 제기한다. 반도체 팹(Fab)은 하루 수십만 톤의 막대한 초순수가 24시간 내내 투입되어야 하는 '물 먹는 하마'. 산술적인 최대 저수 용량과 실제 기후 위기 상황에서의 공급 안정성(이수안전도)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실제로 광주·전남 지역은 지난 2022년 초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1974년 관측 이래 최장기간(평균 281.3)의 기상 가뭄을 겪었다. 당시 광주·전남의 2022년 연 강수량은 평년의 60.9%854.5mm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이 지역 수자원의 중추인 주암댐(최대 저수 2.5억 톤)의 저수율은 2023년 초 19.76%까지 추락하며 20% 선이 붕괴됐다. 동복댐 역시 저수율이 10%대로 폭락해 일일 취수량을 25만 톤에서 16만 톤으로 강제 감축해야만 했다.

 

가뭄의 여파는 민생과 산업 전반을 마비 직전까지 몰고 갔다. 완도 등 전남 5개 도서 지역은 '2일 급수, 6일 단수'라는 극단적인 제한급수에 돌입했다. 전남 농경지 1,400ha에서 작물 피해가 속출했으며, 농업용 저수지의 방어선도 무너졌다.

 

무엇보다 국가 핵심 수출 기지인 여수·광양 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은 주암댐 고갈에 따른 공업용수 공급 중단 우려로 정기 보수 일정을 앞당겨 공장 가동을 멈추고 용수 사용을 강제 감축하는 '생존 셧다운'을 벌여야 했다. 결국 정부는 발전 전용인 보성강댐의 수력 발전을 멈추고 2,980만 톤의 물을 주암댐으로 돌리고 나서야 간신히 최악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극단적 가뭄과 홍수가 반복되는 '기상 뉴노멀' 시대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 가동에 필수적인 '물 안보'를 단순히 산술적인 수계 조정 수치만으로 담보하기는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부의 장밋빛 전망보다는 기존 댐의 이수안전도를 전면 재평가하고, 농업·생활·공업 용수 간의 치열한 이해관계를 조정할 실효성 있는 인프라 대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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