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대구 동구·하양 및 경북 영천·청도 일대 시민 자발적 현수막 게첨
_ 대구선관위 앞 매일 결집 및 잠실 시위 20일째 4천 명 유지
_ 국조특위 가동 속 "선관위, 본투표 부족한데 사전투표는 210% 준비" 지적
시민 여동활씨가 대구 동구에 자비로 게첨한 재선거 및 당일투표 수개표 촉구 현수막. 사진=조여은 기자
[대구·경북=더피플매거진]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불거진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 후폭풍이 서울을 넘어 대구·경북 지역으로 거세게 확산하고 있다. 지역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현수막을 내걸고 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며 전면 재선거와 사전투표 폐지, 수개표 도입을 강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대구시 동구와 경산 하양읍, 경북 영천시, 청도군 일대 곳곳에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규탄하고 선거 시스템 개혁을 요구하는 현수막 수십 장이 일제히 내걸렸다.
이러한 움직임은 정당이나 이익단체가 아닌 일반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져 눈길을 끈다. 대구 동구 및 하양에 각각 15개씩 현수막을 사비로 게첨한 여동활(60대) 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느끼는 감정 그대로다.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고 청년들이 들고일어났는데, 침묵하고 있는 다수 국민들이 느끼고 참여할 수 있도록 현수막을 걸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경북 영천에 32개, 청도에 9개의 현수막을 게첨한 장모씨 역시 참정권 수호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현수막뿐만 아니라 거리 시위도 본격화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대구 반월당 일대에서는 대구경북청년우파커뮤니티(TKTC) 주도로 재선거와 수개표를 요구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다. 또한 평일에도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대구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 앞에 결집해 선거 관리 부실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대구·경북의 동향은 현재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개표소) 일대에서 20일째 이어지고 있는 일명 '잠실 개표소 시위(잠실 자유민주화운동/참정권 운동)'의 연장선에 있다. 선관위의 행정 미숙으로 기본권인 참정권이 박탈당했다는 데 분노한 2030 청년층과 유권자들이 시작한 잠실 시위는, 대학생 기말고사 기간임에도 주중과 야간 시간대에 2,500~4,000명 안팎의 규모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시민들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지는 가운데, 정치권도 국정조사를 통해 선관위를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 18일 여야 동수 총 18명으로 구성된 국회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위원장 윤상현)'는 23일부터 중앙선관위 등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기관 보고와 증인 신문 절차에 돌입했다.
그러나 23일 오전 첫 기관 보고에는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과 위철환 직무대행 등 소수만 출석하고 중앙선관위 비상임위원 전원이 불출석해 여야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특위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자 오후 늦게서야 비상임위원 5명과 주요 관계자들이 뒤늦게 출석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이 자리에서 노태악 전 위원장은 투표용지 인쇄 매수를 50% 하향하는 결정을 사무총장 전결로 처리한 사실을 인정했으나, 사전 보고 여부에 대해서는 "짧게 보고한 것 같으나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해 빈축을 샀다.
특히, 국조특위 소속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중앙선관위로부터 제출받아 23일 공개한 '사전투표용지 인쇄량' 자료는 시민들의 공분을 더욱 키우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선관위는 사전투표에 앞서 2,390만 8440명이 투표할 수 있는 19만 2810롤의 용지를 준비했다. 실제 사전투표자(1049만 8411명)의 210%가 넘는 물량이다. 투표용지 부족이 가장 심각했던 서울은 실제 선거인의 2배 이상을 사전 준비했고, 광주는 선거인 대비 256.1%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개헌에 대비한 국민투표 용지도 250만 명 분량을 확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국민의힘은 “선관위가 정작 본투표 관리에는 소홀한 채 사전투표와 개헌투표 준비에만 열을 올렸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투표용지 수급 불균형이라는 선관위의 치명적 행정 실책이 공식 자료로 속속 확인되면서,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는 재선거 실시 및 사전투표 폐지, 수개표 전환 요구의 목소리는 앞으로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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