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고령 우륵박물관 가야금줄 제작 현장… 김동환 명장의 땀방울 속 이어지는 전통
_ 소나무 방망이에 감아 삶고 말리는 인고의 과정… "습도 높은 여름이 최적기"
_ 오는 26일까지 체험장 앞 상시 시연 진행… 오동나무 울림통 건조 과정도 설명
김동환 가야금명장이 손끝으로 생사를 정교하게 꼬아 가야금줄을 만들고 있다. 사진=고령군 제공
[고령(경북)=더피플매거진] 23일 경북 고령군 우륵박물관 마당. 한여름의 후텁지근한 공기 속에서 가늘고 하얀 명주실 수십 가닥이 팽팽하게 당겨진다. 김동환 가야금명장의 거친 손끝에서 누에고치에서 뽑아낸 생사(生絲)가 정교한 꼬임을 거치며 비로소 하나의 가야금줄로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
고령군 우륵박물관 가야금줄제작체험장 앞에서는 지난 15일부터 전통 가야금줄 제작 공정 시연이 한창이다.
가야금 한 줄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게는 30가닥, 많게는 80가닥의 얇은 명주실을 모아 일정한 힘과 방향으로 꼬아야 한다. 명장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히지만 손놀림은 한 치의 흐트러짐이 없다. 실을 꼬는 강도와 최종적인 줄의 굵기가 훗날 가야금 고유의 음색과 탄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정교하게 꼬아진 명주실은 곧바로 묵직한 소나무 방망이에 단단히 감긴 채 끓는 물에 삶아지고 건조되는 과정을 거친다. 가마솥의 뜨거운 김이 피어오르는 가운데, 소나무가 품고 있던 송진 성분이 실 사이사이로 깊숙이 스며들며 가야금줄 특유의 강도와 내구성을 완성한다.
사진=고령군 제공
전통 방식의 가야금줄 제작은 명주실이 가장 부드럽고 질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덥고 습한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다. 장인의 땀방울과 여름의 습기가 만나 명음(名音)의 재료를 빚어내는 셈이다.
시연 현장에서는 가야금줄뿐만 아니라 악기의 몸통이 되는 오동나무 울림통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명주실이 찰나의 습도를 다루는 작업이라면, 오동나무는 나무의 진을 빼고 소리가 안정될 때까지 비바람을 맞으며 건조되는 인고의 시간을 견뎌야 한다. 가야금 한 대가 완성되기까지는 최소 5년이라는 세월과 200여 가지의 공정이 필요하다.
수백 년 전부터 이어져 온 장인의 섬세한 손길을 눈앞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이번 제작 시연은 오는 26일까지(주말 제외) 진행된다. 방문객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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