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 명절날 할머니의 알쏭달쏭 사투리, 창원시 '창원말 아입니꺼'로 부활
_ 조례 등 딱딱한 행정 용어 벗고 매월 카드뉴스로 친근하게 다가가
_ 5월 '가이방상하다', 6월 '가찹다'… 잊혀가는 지역 정서와 온기 전해
경남 창원특례시가 매월 지역 사투리를 소개하는 '창원말 아입니꺼' 프로젝트 안내 포스터. 사진=창원시 제공
[창원(경남)=더피플매거진] "얼굴이 다 가이방상해가 누가 누군지 모리것다!"
명절날 오랜만에 모인 손주들을 번갈아 보며 할머니가 던진 알쏭달쏭한 한마디에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할머니, 가방이 상했다고요?" 손주들의 엉뚱한 대답에 한바탕 웃음꽃이 피어난다.
경남 창원특례시가 이처럼 일상 속 웃음과 정을 유발하는 정겨운 지역 방언을 되살리기 위해 나섰다. 매월 관내 사투리를 소개하는 ‘창원말 아입니꺼’ 프로젝트가 그 주인공이다.
점점 잊혀 가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옛말을 지키고 다음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 창원시가 팔을 걷어붙였다. 지방자치단체의 언어문화 보전 시책에서 출발한 사업이지만, 시민들에게 다가가는 방식만큼은 한없이 부드럽고 따뜻하다. 시는 경상국립대학교 국어문화원 자료와 '경남방언사전'의 고증을 거쳐 매월 가장 정감 있는 지역어 1개를 선정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찰진 예문과 함께 카드뉴스로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 이 프로젝트의 첫 주자로 나선 단어는 '비슷하다'는 뜻의 '가이방상하다'였다. 형제자매의 닮은 외모를 묘사할 때 주로 쓰이던 이 단어는 기성세대에게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이어 6월에는 물리적 거리는 물론, 이웃 간의 마음의 거리까지 좁혀주는 따뜻한 뉘앙스의 단어 '가찹다(가깝다)'가 선정됐다. "집 가차운 사람은 바리 갖다 주고 온나"라는 예문 속에는, 맛있는 음식을 하면 이웃부터 먼저 챙기던 옛 창원 사람들의 넉넉한 인심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이렇게 새 생명을 얻은 '창원말' 카드뉴스는 시청 청사 및 다중이용시설 78곳의 대형 전광판과 전자게시판(DID)을 통해 도심 곳곳을 수놓고 있다. 바쁜 출퇴근길 횡단보도 앞에서 만나는 구수한 사투리 한마디가 시민들에게 작지만 확실한 위안을 건넨다.
임성운 창원시 국어책임관(공보관)은 "시민들이 '창원말 아입니꺼'를 통해 창원만의 끈끈한 정서와 정겨운 말맛을 함께 느끼길 바란다"며 "우리의 소중한 언어문화 자산이 다음 세대까지 따뜻하게 이어질 수 있도록 숨은 단어들을 계속해서 발굴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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