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정상에 밧줄로 꽁꽁
이제 2019년도 며칠이면 비슬산 정상을 넘어서 새해를 맞이해야 합니다. 한해를 보내면서 세월의 빠름을 아쉬워하며 “비슬비슬 넘어가는 올 한해도 비슬산 정상 바위에다, 군민에 대한 내 사랑 가지 못하게, 밧줄로 꽁꽁 밧줄로 꽁꽁(徐日暮西, 毖瑟山上, 吾愛莫去, 繩束巖陽)”묶고 지게작대기로 지게목발을 두드리고 노래를 하면서 동짓날 팥죽 끓일 땔감을 마련했습니다. 옹기종기 온가족이 모여서 팥죽 새알(나이 수제비) 하나 더 먹고 나이 한 살 더 먹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달성군은 은력(殷曆)을 사용하는 신라(新羅)에 속했기에 동짓날이 새해의 첫날이었습니다. 오늘날처럼 설날(舊正)이 새해의 첫날이 된 것은 1281년 원나라의 수시력(授時曆)을 도입하면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동짓날(冬至日)은 태양의 고도가 가장 낮아서 “쥐구멍에도 볕이 드는 날(陽鼠洞日)이다.”는 속담도 있었습니다. 우리의 선인들은 송구영신의 벽사의식(辟邪儀式)으로 팥죽을 끓여 먹었습니다.
당시 동지제천의식이 그대로 전승되었던 페루 마추픽츠((Machu Picchu, Peru) 유적지엔 태양을 밧줄로 묶었던 거대한 바위가 남아있습니다. 제사장의 제전의식에 따라 태양을 묶었던 바위란 뜻으로 “인티우나타나(Intiunatana)”라고 불러졌습니다. 해석하면 “인제 와서 운다고 되느냐?”로 후회막급(後悔莫及)이라는 뜻입니다.
아마도 비슬산 정상 어딘가는 해를 묶었던 의식을 했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아마도 한해의 일몰을 바라보고(觀日西沒), 태양을 묶는 의식(束陽儀式)을 할 수 있는 전망과 거대한 바위를 봐서는 현 대견사(大見寺) 3층석탑지가 적지로 보입니다. “동짓날 해가 비슬비슬 넘어가는 산”이라는 신라민초들의 표현을 승려들은 “부처님의 산(佛山)”이라는 의미로 중국어 발음을 따서 “포산(包山)”이라고 했고, 조선의 선비들은 자신들의 풍류를 과시하겠다는 의도로 “비슬산(毖瑟山)”으로 혹은 인도 행복의 신 비슈누(Vushnu)의 발음으로 적어 신성감을 더했습니다.
한편, 2019년은 10년 동안 일어날 모든 사건사고들이 연이어 생겨나 다사다난했습니다. 예측을 불허했던 일들로 철부지처럼 흥미진진했습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손녀의 표현을 빌리면 “해리포터 마술(Harry Porter’s Magic) 영화와 같았습니다.” 한반도를 가운데 놓고 북미간의 비핵화 정상회담, 한일간 경제보복 등은 마술경연대회를 방불케 하는 케미(chemical interest)를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지구촌을 감동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방탄소년단 매직(BTS’s Magic)”과 베트남 온 국민에게 금메달로 감동의 눈물을 선사했던 “박항서 매직(Park Hangseo’s Magic)”은 우리 모두에게 가슴을 설레게 했습니다.
그럼에도 유독 우리나라의 정치에 있어서는 주도권 “마법의 돌(Sorcerer"s Stone)”을 가운데 놓고 마술대결을 전개하는 해리포터 영화의 명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흥미진진보다 한심함과 수치감만 느꼈습니다. 왜 정치지도자들은 박항서 축구감독이나 방탄소년단처럼 국민에게 행복한 감동을 안겨다 주는 그런 마술을 부리지 못하는지 참으로 애석합니다.
끝으로 군민의 뜨거운 성원과 관심을 모아 주신 덕분에 대구시의회 교육위원으로서 “손톱 밑 가시”와 같이 작으면서 가장 아픈 곳을 찾아 시정하고자 최선을 다했던 한해였습니다. 지난 7월 대구시립달성도서관의 40억 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했으며, 8월 왕선초등학교, 9월에는 포산초등학교에서 추경호 국회의원과 함께 교육현안 간담회를 통해 학부모님의 속마음을 듣고 해결하고 있습니다.
10월 하빈면민 체육대회에서 말씀드렸던 농촌체험관광 활성화조례를 발의해 10월 16일에 통과했으며, 지난 11월 14일 비슬고등학교(琵瑟高等學校)에서 지역수험생 451명이 수능시험을 치룰 수 있게 되어 행정사무감사 지적 1년 만에 시험장을 설치한 의원으로서 큰 보람을 느꼈습니다. 11월에는 지역출판과 서점의 활성화를 위한 조례를 개정했고,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학교 폭력 등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찾아 시정을 요청했습니다.
이 모두가 군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성원과 협력에 힘입었음에 다시금 감사드리며, 더 낮은 자세로 군민의 불편함을 해결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구광역시 시의원 강성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