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못할 고민시리즈, 대변
엄마들은 아기들의 대변을 보면서 아기의 장(腸) 건강상태를 유추해 본다. 토끼똥처럼 작고 단단한 변을 본 아기에게는 물을 많이 먹여 변을 무르게 볼 수 있게 도와주고, 설사가 잦은 아이는 혹여나 장에 탈이 나지 않았을까 싶어 병원에 가보기도 한다. 아기들의 대변처럼 어른들의 대변에도 우리 몸속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들이 있다. 대변을 관찰하면 흔히들 묽다, 되다는 정도로 모양만을 중요시하지만 사실 장에 일어난 나쁜 징조는 대변의 색깔에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대변의 색깔이 다 똑같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사실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정상적인 대변은 모두 잘 알고 있듯 황금색을 말한다. 황금색 변을 보려면 식습관, 생활습관, 장 건강상태 등이 좋아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경계해야 할 대변색깔은 무엇일까?
장의 위험한 정도와 상관없이 사람들은 피가 섞인 대변을 보면 가장 겁을 낸다. 변기에 빨간 피가 있는 것을 보면 괜시리 안 아프던 배가 아프기도 하다. 그만큼 피를 보면 누구나 겁이나서 암에 걸린 것은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대변에 섞여 나온 것이 피라는 것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피의 색깔이 어떤지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변과 함께 나오는 혈액의 색깔은 크게 짜장면색과 짬뽕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짜장면처럼 검정에 가까운 색인가? 짬뽕처럼 빨강에 가까운 색인가? 하는 것이다.
먼저, 짬뽕처럼 붉은 색의 피가 섞여 나온다면 치질을 의심할 수 있다. 이 때는 변기에 피가 똑똑 떨어지거나 휴지에 묻어나와 빨갛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치질이 생기면 항문주위에 있는 치핵이 변을 보는 도중에 출혈을 일으키기도 하여 붉은 혈액과 대변을 함께 볼 가능성이 가장 높다. 그러므로 짬뽕색의 대변을 본다면 가까운 항문병원으로 가서 항문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
짬뽕색 대변도 걱정이지만 짜장면색 대변을 본다면 이 또한 조금 의심해봐야 한다. 대개는 변비가 심할 때 짙은 갈색의 대변을 보는데, 그것보다 더 짙게 짜장면색 처럼 검정색 대변을 볼 경우도 있다. 짬뽕색 대변이 대장과 항문의 출혈을 이야기 한다면 짜장면색 대변은 위장의 출혈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위장에서 출혈이 일어나면 위장, 소장, 대장을 거쳐 대변이 만들어지면서 위장에서 나온 혈액이 검정색으로 배출되게 된다. 평소와 달리 짜장면색 처럼 짙은 색깔의 대변을 볼 경우에는 위내시경을 해볼 필요가 있다.
짜장면색 대변은 철분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도 흔히 나타난다. 임산부나 빈혈 환자의 경우 철분제를 복용하게 되는데, 이럴경우 대변의 색이 아주 짙은 갈색으로 나온다. 그러므로 철분제를 복용하여 대변 색이 짙어졌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정상이다.
앞서 이야기 했듯 짜장면색과 짬뽕색으로 대변의 색깔을 구분하여 보면 짜장면색에 가까울수록 위장쪽 출혈일 가능성이 크고 짬뽕색에 가까울수록 항문에서 일어난 출혈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위장과 항문 사이에 있는 대장에서 질병이 의심된다면 어떤 색깔의 대변을 볼까? 짬뽕색과 짜장면색의 중간정도의 색깔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적포도주색을 닮아 짙은 색을 띠면서도 붉은 빛이 도는 그런 색깔의 변을 본다. 대장암이나 직장암의 경우 대변 중에 혈액이 섞여서 나오기도 하고 대변색이 포도주색을 띠기도 한다. 그래서 이럴 때 대장내시경을 하면 대장 속 용종을 발견하기도 하고 간혹 대장암, 직장암으로 판정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대변색깔의 변화를 잘 관찰하여 내가 어떤 검사를 받으면 좋을 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대변도 몸의 이상신호를 보여주는 가장 좋은 매개체이다. 냄새나고 지저분한 대변을 유심히 관찰하는 일은 흔치 않지만, 우리 몸속 세상을 보여주는 유일한 이 녀석을 통해 우리 장속 건강상태를 자가진단해보는 것도 그리 손해 보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문의 : 늘시원한위대항병원 T. 959-7175